[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식품업계가 다양한 연령대 소비자들의 '팬심'을 잡기 위해 영화와 예능을 넘나드는 '콜라보레이션 아이템'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특히 인기 영화가 개봉했을 때 '콤보' 메뉴로만 등장하던 '캐릭터 식품'이 어느새 일반 식품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한 모습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2030세대를 겨냥해 마블 '어벤저스: 엔드게임' 속 히어로들을 코카콜라 제품에 출연시켰다.
코카콜라는 제로슈거(Zero-sugar) 제품인 '코카콜라 제로'와 '엔드게임'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코카콜라 제로 마블 스튜디오 어벤저스: 엔드게임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했다.
스페셜 패키지는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레드 바탕에 제로 슈거 제품의 검정 띠와 함께 히어로들의 모습을 제품 전면에 담아 세련되고 강렬한 느낌을 살렸다.
250mL 캔에는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500mL와 1.5L PET 제품에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블랙 위도우' 등 어벤저스에 등장하는 캐릭터 11명의 모습을 새겨 넣었다.
팔도는 뽀로로와 손잡고 어린이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팔도가 출시한 '뽀로로 워터젤리'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캐릭터를 패키지 전면에 담았다. 기존 어린이 음료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를 복숭아, 포도맛 2종의 젤리형 음료로 확장해 선보인 제품으로 각기 다른 모습의 뽀로로 캐릭터를 넣었다.
팔도는 워터젤리 외에도 뽀로로를 활용한 '뽀로로 참맛포켓죽'도 출시했다. 3세~10세 사이 어린이 대상으로 출시된 '뽀로로 참맛포켓죽'은 스프같이 부드러운 식감으로 쉬운 목 넘김을 구현해 어린이들이 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고구마, 소고기, 닭가슴살 등 3가지 맛으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산 햅쌀을 사용했다.
동원에프앤비는 '천지인 홍삼정 키즈' 제품 패키지에 인기 애니메이션 '베어블레이드 버스트'와 '시크릿 쥬쥬'의 캐릭터를 삽입해 어린이들이 홍삼 제품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일동후디스도 그림책 작가인 일러스트레이터 김현의 '굴리굴리프렌즈' 캐릭터를 패키지에 그려 넣어 아이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2030세대와 어린이들에게 '가상 인물' 콜라보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 3040 이상 세대에게는 각종 요리 예능에 출연해 뛰어난 실력을 선보인 인물들이 사랑받고 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진행하며 3040 직장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편의점 도시락을 CU를 통해 출시해 '마더 혜레사' 김혜자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CU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백종원 도시락'은 '백종원12찬한판도시락'과 '백종원7찬매콤불고기도시락' 등이다. 기존 도시락 제품을 리뉴얼해 출시했으며, 백 대표가 상품 기획부터 레시피 개발, 테이스팅까지 직접 참여했다. 이들 제품은 다양한 메뉴 구성과 푸짐한 양으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올리브TV에서 '셰프의 야식', '올리브쇼' 등에 출연한 스타 셰프 남성렬의 손을 잡고 '잇츠온 밀키트'를 출시했다. '쟌슨빌 사골부대찌개', '대파고추장불고기' 등 2종으로 출시된 '잇츠온 밀키트'는 잘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 레시피로 구성돼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어 바쁜 직장인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4050 여성들은 '쿡방'과 사랑에 빠졌다. 4050 여성들 사이에서 '쿡방 열풍'을 일으킨 건 tvN '수미네 반찬'을 진행하고 있는 배우 김수미다.
'수미네 반찬'에서 쉬운 요리법과 특유의 입담으로 4050 여성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김수미는 자신의 요리 노하우를 담은 반찬 세트 '김수미 진(眞) 한상차림'을 선보였다.
식품기업 나팔꽃에프앤비에서 출시한 '김수미 진 한상차림'은 우렁된장찌개, 닭볶음탕 등 방송에서 인기를 모은 레시피 4종으로 구성됐다. 김수미의 손맛을 그대로 살린 음식을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캐릭터 콜라보' 제품이 연이어 등장하는 건 어려운 식품업계 상황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제품의 상향 평준화로 특정 제품의 우위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는 상황에서 제품 차별화의 한 일환으로 '캐릭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먹을 수 없는 수준'의 제품을 내놓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시장에 출시된 제품들의 품질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은 제품을 알리는 데 최적화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고질라'나 '스타워즈' 등 영화·예능 기대작이 많은 만큼 더 다양한 '캐릭터 콜라보'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