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마치 전성기가 되돌아온 듯한 피칭이었다.
유희관(두산 베어스)이 또 다시 흠잡을 데 없는 투구로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압도했다.
유희관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등판, 7.1이닝 6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104개에 탈삼진 3개. '컨트롤 아티스트' 답게 사사구는 없었다.
경기 시작부터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1회초 선두 박해민부터 3회 선두 김현곤까지 8타자 연속 아웃행진을 펼쳤다.
9번째 타자 최영진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지만 김도환과 박해민을 연속 내야땅볼 처리하고 힘을 냈다. 4회 김상수, 구자욱, 러프를 삼자범퇴로 잡은 그는 5회 2사 뒤 김현곤을 유격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시켰을 뿐 또 다시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경기 중반을 향하며 힘이 조금씩 떨어진 그는 6회 2사 뒤 김상수를 우익수 옆 2루타로 내보내 위기를 맞았지만 구자욱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7회에도 2사 뒤 강민호에게 중전안타, 김현곤에게 2루수와 파울라인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2루타를 맞았지만 2사 2,3루에서 최영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2-0으로 앞선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1사 뒤 박해민에게 우전안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를 구원한 박치국이 김상수를 유격수 병살타로 요리하면서 그는 무실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비록 마무리 함덕주가 9회초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유희관의 승리는 날아갔지만 이날 투구는 흠잡을 데 없을 만큼 깔끔했다.
2013년부터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그는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다. 10승은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6.70으로 풍선처럼 부풀었다.
"유희관도 이제 끝"이란 말이 나돌았지만 그는 올 시즌 오뚝이처럼 부활했다. 이날까지 11경기에 등판해 2승3패 평균자책점 2.92로 한창 좋았을 때의 수치를 재현하고 있다. 특히 5월 한 달간 5경기(35이닝)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쾌속 질주다. 특히 지난 16일 만난 삼성전서 9이닝 5피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둔 뒤 13일 만에 만난 경기서도 완벽하게 삼성 타자들을 제압했다.
승패와 관계 없이 유희관의 부활투가 반짝 빛난 경기였다.
유희관은 "개인적으로 좋은 투구에 만족스럽고 팀이 이겨 기쁘다. 예전 좋았던 느낌을 갖고 있어 좋은 투구를 하는 것 같다. 계속해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 오늘 (9회초) 실점에 대해 (함)덕주가 신경 안 썼으면 좋겠다. 끝나고 맛있는 것 사줄 거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희관이가 요즘 계속 잘 던져주고 있는데, 오늘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잠실=김형태 기자 tam@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