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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글맘, 사표 내고 아이와 미국행을 결심하다

    • 매일경제 로고

    • 2019-05-29

    • 조회 :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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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말엔 차 실장도 일해야 하니까 그렇게 알고 사랑이 잘 챙겨요.”

     

    어린이날을 앞두고 대표님이 말씀하셨다. 이유인 즉, 어린이날이 낀 주말 행사를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주관하게 됐단다. 그래서 주말에 전 직원이 총괄 진행을 하기 위해 행사장에 계속 있어야 한다고.

     

    ‘에휴, 이번에는 또 어디에 사랑이를 맡겨야 하나….'

     

    이번 연휴는 더 길어서인지 친한 동네언니들도 모두 여행을 가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았다. 언제까지 사랑이 좀 맡아달라고 전전긍긍해야 하는지, 일 생각보다 아이 맡길 곳부터 찾는 내 자신에게 더욱 스트레스 받았다.

     

    가정의 달 5월은 내게 혹독한 달이다. 특히 이번 5월은 유난히 가족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게다가 회사 일도 많아 사랑이를 남에게 맡기는 일이 잦았다. 그럴 때마다 내가 무능력해 보이고, 사랑이에겐 미안함이 커지며 현실에 점점 지쳐, 아니 ‘미쳐’가고 있었다.

     

    어린이날이 있던 주말엔 다행히 사랑이 유치원 친구 집에 사랑이를 맡길 수 있었다. 또 다른 하루는 교회 전도사님과 사모님께 맡겼다. 아이를 맡아줘서 감사한 마음, 고마운 마음으로 그 주 주말을 보냈다.

     

    그러나 어린이날, 회사 일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가던 퇴근길에 나는 모든 것이 다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게 정말 사는 건가. 언제까지 남들 쉴 때 못 쉬면서 애 맡겨가며 살아야 하나. 왜 내 딸은 남에게 민폐 끼치며 자라야 하나. 사랑이를 돌봐주는 분들께도 너무 죄송하고, 어른들 눈치 보며 엄마의 빈자리를 애써 괜찮은 척 참아내는 사랑이에게도 미안하다. 언제까지 아이를 이렇게 민폐덩어리로 아등바등 키워야 하는지….’ 스스로가 너무 밉고 한심했다. 

     

    '김사랑, 엄마 딸로 태어나 사느라 고생이 많다.'

     

    행사장에 놀러 온 아이들과 부모들을 보며 그날따라 사랑이가 눈에 아른거렸다. 

     

    ◇ 더 이상 아이를 방치하고 싶지 않다, 나는 회사를 그만뒀다 

     

    아이를 혼자 키운 지 벌써 6년이다. 나는 한 번도 돈 버는 일에 회의를 느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없는 돈에 쩔쩔맬 때가 더 많았다.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하루살이 인생이지만 사랑이가 그저 밝게 자라면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더 노력하고 내가 더 참으면 된다는 생각만으로 버텨왔는데 그날따라 스스로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아득바득 지켜온 직장이 나의 못남을 더욱 크게 비추는 듯했다.

     

    엄마로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내가 뭘 놓치고 있었는지, 그저 돈 번다는 이유로 아이를 방치한 것은 아닌지. 자는 아이 보며 출근하고, 잠든 아이 보며 퇴근하는 일상들.

     

    이제는 무력하고, 허탈하다. 새로운 결정이 필요했다. 본디 인생이란 힘든 일이 겹치듯 오는 것 아닌가.

     

    나는 회사를 그만뒀다.

     

    앞으로 어떤 현실이 우릴 기다릴지 몰라도, 가보는 거야. ⓒ베이비뉴스
    앞으로 어떤 현실이 우릴 기다릴지 몰라도, 가보는 거야. ⓒ베이비뉴스

    가장인데 백수라니, 심지어 모아놓은 돈도 없다니. 새 직장부터 찾자는 마음을 다지고 있었는데 반가운 연락이 한 통 왔다. 지인이 미국에 잠시 다녀가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이다. 아이에게도 좋을 것이고, 너도 잠깐 쉬었다 가면 재충전이 될 거라며. 

     

    나는 망설이지 않고 미국행을 결심했다. 

     

    며칠 논다고 내가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동안 일한다고 아이를 젖동냥하듯 키웠다는 죄책감이 큰 터였다. 근래의 일들 때문에 무력감, 회의감이 쌓여있기도 했다. 나는 이번 미국여행으로 아이에 대한 죄책감과 나에 대한 무력감, 회의감을 상쇄하고 싶었다. 

     

    그러나 미국에 가기로 결정했음에도 속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변덕을 부렸다.

     

    ‘미쳤다. 미쳤어. 제대로 미쳐서 현실파악 못하고 애랑 미국 간다고 짐을 싸고 있구나’

     

    ‘아니, 그러면 좀 어떠냐? 며칠 미국 다녀온다고 세상이 달라지냐?’

     

    정말 미치기 일보직전의 사람처럼 중얼거리다보니, 나는 어느새 공항으로 가고 있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도 번뇌는 끊이질 않았다.

     

    ‘내 인생, 내가 만드는거야’ 라는 생각과 ‘일 그만두고 대책없이 미국이라니, 미쳤어?’ 라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거칠게 싸워댔다. 속 사정이 그렇다보니 여행 앞둔 사람 얼굴이 마치 도살장 끌려가는 소마냥 울적했다.

     

    그런데 내 얼굴과 달리 딸아이는 싱글벙글 웃고있었다. 그렇게 웃는 사랑이 모습, 정말 오랜만이었다. 학교나 학원에 안가도 되는데 엄마와 여행까지 간다니, 심지어 그곳이 미국이라니!

     

    엄마 속도 모르고 내내 웃기만하는 딸내미 얼굴을 보다보니 어느새 마음의 싸움도 끝났다. 

     

    누가 이겼냐고?

     

    ‘에라~모르겠다. 죽기야 하겠니?’라는 마음의 소리가 이겼다. 

     

    ◇ '우리의 방법으로 사는 법'을 조금 더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거야 

     

    우선 미국에 가서 지내다보면 나도 성장하고 사랑이도 성장할 것이다. 꺼질듯 무너지는 내 마음과 정신상태로 한국에서 아등바등사느니 더 망가지기전에 미국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이 어쩌면 장기적으로 더 좋은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한국에 돌아와선 또 어떤 현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우리가 비행기에 몸을 싣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와 사랑이를 무조건 응원하고 싶다. 

     

    미국에 다녀온다고 인생이 180도 달라지진 않을것이다. 그러나 엄마가 회사에 사표를 내고, 딸과 함께 미국에 다녀왔다는 사실만으로 나와 사랑이는 우리의 삶을 개척하는 법, 우리의 방법으로 용기 내는 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칼럼니스트 차은아는 6년째 혼자 당당하게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어설픈 아메리카 마인드가 듬뿍 들어간 쿨내 진동하는 싱글엄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칼럼니스트 차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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