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올해는 ‘보좌관’으로 시작해서 ‘보좌관’으로 마무리할 것 같아요. ‘김동준은 한도경이었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고개 끄덕일 수 있는 인물을 만들고 싶어요”
지난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김동준은 이제 한 드라마를 이끄는 배우로 완벽하게 성장했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여왔고,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보좌관 ?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하 ‘보좌관’) 시즌1에서는 이정재, 김갑수 등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극중 김동준은 이제 막 의원실에 입성한 인턴 한도경을 연기했다. 특히 실수하거나 어떤 일에도 발 벗고 나서는 사회 초년생의 모습을 보여주며 20, 30대의 공감을 유발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김동준. ‘보좌관’ 시즌1을 마친 그와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취재진과 만난 김동준은 한도경 그 자체였다. 연신 밝은 미소를 띠며 인터뷰에 응했고, 한도경처럼 열정과 패기 넘치는 모습을 드러냈다. “한도경은 제 연습생 시절과 많이 닮아 있다. 같은 사회 초년생이었고,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항상 긴장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공감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 김동준. 성공적으로 그만의 성장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는 그와 함께한 인터뷰 현장을 이 자리에 전한다.
Q. 시즌1을 호평 속에 마무리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곧 시즌2 촬영에 들어간다. 감독님이 시즌제를 결정해주셔서 기쁘다. 짧지만 쉬는 동안 재정비하면서 시즌2에 잘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Q. 첫 시즌제 작품에 참여하는 건데, 장점이 있다면?
지금처럼 재정비의 시간이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스포츠 경기로 보면 지금은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 전에 보내는 하프타임인 거다. 후반전을 향해 도약을 준비하는 시기다. 체력도 보충할 수 있고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어 좋다. 또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시즌2에서 변화된 모습에 집중해서 보시면 더 재미있고 쉽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극중 인턴 한도경 역을 맡았다. 한도경을 어떻게 만들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제가 정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알아보려고 노력했다. 또 감독님께서 먼저 질문을 던지시면서 제가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신 적이 있는데, 그때는 리포트를 써서 전달드리기도 했다. 공부하면서 법안 하나 발의되기까지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또 국회의사당 출근 느낌을 알고 싶었다. 직접 지하철을 타고 국회의사당 출근길을 가봤고, 출근하는 분들의 표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분들을 보면서 ‘저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Q. 한도경과 김동준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 되는지?
한도경을 연기하면서 연습생 시절이 많이 생각났다. 인턴이나 연습생 모두 학교,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사회에 뛰어드는 첫 발이다. 그래서인지 연습생 때가 생각났고, 그때를 떠올려보면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긴장하고 실수할까 두려워했는데 그게 한도경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그래서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기 위해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 지금 인턴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뭔지 물어봤는데,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하하.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최대한 보시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Q. 한편으로는 ‘미생’ 임시완 씨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다.
같은 사회 초년생이고 두 사람 모두 미생이기 대문에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완 형이 제대하고 만났을 때 작품 이야기를 했다. “축하한다”고 말해줬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팁도 알려줬다. 하하.
Q. ‘보좌관’을 본 제국의 아이들 멤버들 반응이 궁금하다.
형들이 재미있다고 해줬다. 피드백도 많이 받았는데, 계속 스포일러를 물어봤다. 하하.
Q. ‘보좌관’은 묵직한 정치 드라마다. 그래서인지 발랄한 한도경이 더욱 돋보였다.
과묵하다는 표현이 맞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한도경은 묵직한 흐름을 환기시켜줄 수 있는 역할이었다. 중요한 건 환기를 시키는 거지만, 그 환기가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해서는 안 됐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잘 맞춰서 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Q. 이정재부터 김갑수까지 대선배들과 호흡했다. 현장 분위기가 궁금하다.
김갑수 선생님이 계셔서 너무 재미있었다. 또 감독님, 이정재 선배님도 모두 에너지 넘치는 분들이다. 그래서인지 현장에 가면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 항상 갑수 선생님 옆에서 이야기 듣고 있다. 하하.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신다.
Q. ‘보좌관’은 한도경의 성장 드라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인간 김동준으로서 성장한 부분이 있다면?
제가 ‘보좌관’에서 다룬 게 노동법인데, 연기를 하면서 ‘법의 보호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제가 ‘너무 모르고 지내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뭐든지 알고 있어야 모든 상황을 현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 같다.
Q.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해보자면?
평가하기 어렵다. 하하. 정말 열심히 촬영했다. 지금 당장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 발 한 발 배우고 나아가야 할 때인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준비하고 촬영하는 거다.
Q. 한도경의 신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첫 장면이 기억난다. “안녕하세요. 인턴 면접 보러 온 한도경입니다”라는 대사인데, 많은 의미가 담긴 대사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지냈던 거와는 다른, 새로운 역경을 겪기 시작할 텐데, 그 첫 걸음마를 잘 표현해줬고, 사회 초년생 한도경이 담고 있는 여러 의미를 잘 나타낸 장면이다.
Q. ‘보좌관’의 한도경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는지?
제가 감히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보는 분들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길 바란다. 요즘은 그루밍족이라고 남성분들도 많이 꾸미시는데, 제가 생각하는 한도경은 그런 인물은 아니었다. 그래서 일부러 메이크업도 안 하고 수더분하게 연출했다. 곱슬이 심해서 머리는 살짝 손댔지만 메이크업은 아예 안 했다. 그럼으로써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