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앞선' QLED·'따라붙는' OLED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삼성 QLED TV와 LG OLED TV의 패권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QLED TV가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승기를 다시 가져가자 LG디스플레이는 적자 속에도 OLED 패널 투자를 강행했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파주P10 공장 내 10.5세대 OLED에 3조 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TV 사업구조를 LCD에서 OLED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OLED 대세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 결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국이 LCD 저가 공세를 퍼붓자 LCD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을 따라잡을 무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OLED TV는 증가세를 보이긴 하나 QLED TV에 비해서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상반기 OLED TV가 QLED TV를 앞질렀지만, 다시금 역전당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OLED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105만 대) 대비 23% 증가한 130만 대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글로벌 QLED TV 판매량은 19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2만 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망치도 엇갈린다. 올해 초 IHS마킷은 2020년 QLED TV 예상 판매량을 690만 대로 추정했지만, 최근 722만 대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OLED TV 예상 판매량은 600만 대에서 550만 대로 낮췄다.
삼성전자의 강세는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구조에 있다. QLED TV의 기본 구조는 LCD로 공급처가 다양하다. 특히 중국업체들의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저렴해져 가격을 낮추기도 쉽다.
삼성전자의 라인업 다변화 전략도 통했다. 삼성전자는 QLED TV 글로벌 라인업을 43인치부터 98인치까지 구축했다. 기존 라인업에 98인치 초대형 프리미엄 TV와 대중적인 43인치를 추가한 것이다.
반면 TV용 대형 OLED 패널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독점 생산하고 있어 패널 공급이 TV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LCD 패널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QLED를 포함한 LCD TV 가격이 급락한다 해도 OLED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내년 OLED TV 판매 목표를 700만 대로 잡았다"며 "하이앤드 TV 시장에서 OLED 가치를 지속 유지하기 위한 제품 확대 등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QLED TV 가격 인하에 대해 "고양이가 커진다고 호랑이가 되겠냐"고 말하며 사실상 삼성전자를 겨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