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10년여 만에 부활하는 것으로, 미국 발 경기침체가 끝나고 회복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살아나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에서 말하는 개소세는 5%가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개소세의 30%에 해당하는 교육세(1.5%)와 부가가치세가 함께 인상돼 적어도 7%가량 인상요인이 존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때문에 개소세 정책이 시행될 예정인 내년 4월 전에 가전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대략적인 인상폭을 예감해 볼 수 있다.
◇ 과세 대상은 대형 에어컨, 냉장고, TV, 드럼 세탁기 = 이번 시행될 예정인 개별소비세는 전력 소비량이 큰 대형 품목에만 적용될 예정이다. TV의 경우 40인치 후반 대이나 50인치 이상부터, 드럼세탁기의 경우 세탁용량이 10kg이 넘는 제품에 세금을 물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품들에 개소세를 적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가 말하는 개소세 적용 이유는 전력사용비중(연간 전력사용량×가구당 보급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력 소비량 기준으로 20%에 대해서만 과세’ 한다는 최근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실제로 컴퓨터나 전기 밥솥 등의 전력 사용비중이 김치 냉장고나 세탁기보다 높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06년 기준으로 전기보온밥솥과 컴퓨터는 전력사용비중이 각각 8.2%, 6.5%이나, 과세대상인 김치냉장고나 세탁기는 6%, 3.8%로 전기밥솥이나 컴퓨터보다 낮다.
◇ 에너지 다소비 기준으로 과세하는 유일한 국가 = 그렇다면 주변국의 상황 어떠할까? 가까운 중국의 경우 가전 제품을 구입하면 보조금을 주는 정책에 이어 최근에는 노후 제품을 신제품으로 교체하면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도 경기 침체로 어려운 저소득층에 현금으로 보조금을 줄 뿐 아니라 대형 디지털TV를 구입하면 대당 2만 엔의 보조금을 주는 등 경기를 살리기 위해 시장친화 정책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만 시장에 역행하는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현재 가전제품에 개소세를 과세하는 국가는 대만, 노르웨이 등 소수국가에 불과하며, 에너지 다소비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국가는 없는 실정이다.
가전업계에만 국한해 과세하는 것도 산업간 형평성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가전업계는 “에너지 다소비 품목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것도 모자라 전기요금에 누진세를 징수하면 결국에는 소비자가 이중으로 부담하는 문제를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 가전제품 개별소비세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가전제품이라는 것이 MP3나 휴대폰같이 1~2년을 주기로 자주 바꾸는 제품은 아니다. 때문에 구입시기를 적절하게 맞춰 구입하는 것이 좋다. 현재 개소세의 적용 시기는 내년 4월로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지속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닌 5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때문에 개소세 해당 가전제품을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사용하는 제품의 상태가 양호 하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내년쯤에나 구입을 생각했던 소비자라면 구입시기를 조금 앞당기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내년쯤에 혼수를 예정중인 신혼부부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에누리닷컴 미디어팀 정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