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찬 음식이 인기다. 차가운 음식은 일시적으로 몸을 시원하게 하지만 배탈을 유발할 수 있다. 혈당까지 치솟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먼저, 차가운 음식은 위장관에 악영향을 준다. 소화기관까지 온도가 떨어져 소화효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화효소는 35~40℃에서 원활하게 활동한다. 몸이 차가워져 소화기관까지 온도가 내려가면 소화불량을 겪기 쉽다. 덜 소화된 음식이 소장에서 장시간 머무르면 삼투압 현상으로 설사가 잘 나타난다. 미생물이 과하게 증식해 복부팽만감, 잦은 방귀 등도 동반된다.
식중독 위험도 커진다. 찬 음식은 대부분 가열하지 않아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 꽁꽁 얼린 음식은 식중독 위험이 낮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균은 저온에서도 증식 가능하다.
장이 예민한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섭취한 음식에 따라 장내 환경은 쉽게 영향을 받는다. 얼음이나 아이스크림 등처럼 여름에 흔히 먹는 음식은 모양, 소비기한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모양이 변형됐거나 제품이 녹았다 다시 얼어서 성에가 끼어있는 제품은 배탈을 유발할 수 있다.
덥다고 찬 음료를 무턱대고 마시는 것도 금물이다. 포도당, 과당 등이 함유된 음료를 차갑게 마실 때는 당 섭취가 늘 수 있다. 덜 달게 느껴 자연스럽게 섭취량이 늘 수 있다. 혀의 미각은 차가울수록 둔감해진다. 5℃에서는 30℃보다 단맛이 감소한다. 자당은 62.9%, 과당은 22.4%, 포도당은 32.9% 덜 느껴진다고 알려졌다.
건강한 여름을 보내려면 차가운 음식을 먹기 전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게 우선이다. 차가운 음료를 아예 멀리할 순 없다면 허브차, 생강차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페퍼민트, 캐모마일 등 허브는 위를 치유하고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을 완화한다.
생강은 전반적인 소화기능을 향상시켜 메스꺼움을 줄인다. 생강의 매운맛을 담당하는 진저롤 성분은 소화를 돕는다. 소화불량이 있는 사람이 생강을 먹고 1시간 뒤 음식을 먹었더니 생강을 먹지 않은 사람보다 위 운동과 소화 속도가 빨랐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3줄 요약〉 차가운 음식은 위장 기능을 떨어뜨려 소화불량, 설사, 복부팽만 등 유발
차가운 당 음료는 단맛이 덜 느껴져 과다 섭취할 가능성이 있음
차가운 음식 섭취 전 건강 상태 고려는 필수, 허브차·생강차는 소화 촉진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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