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시간과 장소, 비용의 제약 없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하지만 매일 똑같이 그저 걷기만 하다 보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걷기처럼 매일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여러 근육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스포츠의학 전문의인 에이미 웨스트 박사는 “다양한 걷기 방법을 시도하면 매번 다른 근육이 활성화되어 균형 잡힌 근육 발달과 자세 교정, 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문 트레이너인 린지 베누아 오코넬 또한 “다양한 방식의 걷기는 균형감각, 협응력, 민첩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운동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재미있는 걷기 방식들, 미 건강정보 매체 ‘프리벤션(Prevention)’에서 소개한 내용으로 알아본다.
△뒤로 걷기 = 재활과 체중 관리에 효과적…대퇴사두근/엉덩이근육
뒤로 걷기는 물리치료 분야에서 다리 부상 재활이나 뇌졸중 후 재활 치료에 활용되어 온 방법이다. 미국 네바다대 재닛 S. 듀펙 박사에 따르면 뒤로 걷기는 고관절 가동 범위를 넓혀주고 균형감각과 협응력을 향상시켜 이동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2023년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일주일에 4회 러닝머신에서 뒤로 걷기를 시행한 결과, 체중 관리뿐만 아니라 만성 염증 지표인 C 반응성 단백질 수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을 잘 볼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하고 통제된 환경, 이상적으로는 러닝머신에서 느린 속도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균형을 잡기 위해 손잡이를 잡아도 좋다. 야외라면 평평하고 장애물이 없는 공간을 선택하고, 처음에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해 안전을 확보하도록 한다. 오코넬은 “처음에는 30초 간격으로 시작해 시간을 점차 늘려 보라”고 조언했다.
△크로스 워킹 = 코어 근육 단련…허벅지 안쪽/엉덩이 바깥쪽/대퇴사두근/종아리 근육
런웨이를 걷는 모델처럼 한 발을 들어 다른 발 앞으로 교차시키며 걷는 방법이다. 물리치료사인 사만다 핑크스턴 박사는 “이런 방식으로 걸으면 협응력과 고관절 가동성,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근육들이 강화되어 전반적인 이동성이 향상되고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발을 엉덩이 너비로 벌리고 선 상태에서 오른발을 왼발 앞에서 대각선으로 교차하며 디딘다. 그런 다음 왼발을 들어 같은 방식으로 오른발 앞에서 대각선으로 교차한다. 걸을 때 X자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엉덩이에 힘을 주고 복근을 단단히 유지하도록 한다. 과도하게 보폭을 넓히려 하지 말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보폭으로 평평한 바닥에서 걷도록 한다.
△난바 걷기(Nanba Walking) = 효율적이고 안정적…코어/엉덩이 근육
난바 걷기는 같은 쪽 팔과 다리를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싱가포르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스타일의 걷기는 몸의 회전이 적고 상하체의 일체감이 높아 기존 걷기 방식보다 더 안정적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을 엉덩이 너비로 벌린 후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양팔은 몸 옆으로 자연스럽게 내려둔다. 움직일 때도 이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오코넬은 “다리의 큰 근육들만 의존하지 않도록 엉덩이 근육을 사용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오른발을 내딛을 때 오른팔도 함께 앞으로 움직이고, 같은 방식으로 왼쪽도 반복한다. 이때 복부에 힘을 주고 가슴을 열어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익숙해진 후에는 걷기 운동 전 워밍업이나 운동 후 마무리 운동으로 활용해도 좋다.
△옆으로 걷기 = 낙상 예방에 도움…엉덩이/허벅지 안쪽/하퇴부/코어
옆으로 걷기는 비교적 작은 보폭으로 옆으로 이동하며 걷는 방식이다. 자세가 익숙해지면 저항밴드를 사용해 운동 강도를 높일 수 있다. 균형감각, 유연성, 골반 안정성을 향상시켜 낙상과 부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발을 거의 붙인 상태에서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가슴은 편다. 발은 정면을 향하도록 한 채 오른발로 옆으로 한 걸음 이동 후 왼발을 가져와 맞붙인다. 오른쪽으로 10걸음 걸은 후 잠시 멈춘 다음 왼쪽으로 10걸음 걷기를 반복한다. 보폭은 작게 유지한다. 저항밴드를 사용할 경우, 발목이나 무릎 바로 위에 착용하면 된다. 밴드를 발목에 감으면 하퇴부 근육을, 무릎 위에 두면 엉덩이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다.
△폴짝폴짝 뛰기 = 재미 올리고 관절에 좋아…대퇴사두근/엉덩이/코어 & 유산소
줄넘기를 하는 것처럼 폴짝폴짝 뛰어보자. 심혈관 건강에도 좋고 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스트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은 “이러한 움직임은 달리기에 비해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이 적다”고 밝혔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중요해지는 균형감각과 협응력을 키우는 데도 좋은 운동이다.
발을 엉덩이 너비로 벌린 상태에서, 한 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점프하듯 가볍게 뛰며 반대쪽 발을 바닥에서 들어올린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걷기 도중 15초간 간헐적으로 동작을 섞다 익숙해지면 시간과 보폭을 점차 늘려 운동 효과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