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억대의 피해?! 거성 모바일 사건,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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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1-04

    • 조회 : 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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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을 구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에누리나 뽐뿌, 네이버 카페 등을 통한 온라인 구매와 일반 매장에서 구입하는 오프라인 구매인데요, 온라인 구매의 경우 오프라인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2012년 10월에 출시된 옵티머스 뷰2를 20만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인터넷 구매입니다.

     

    그런데 이런 온라인 구매를 꺼리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왠지 속는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고 가입 절차나 내용이 복잡해서 기피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런 온라인 구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거성모바일 사건입니다.

     

     

    사건의 발단: 패이백 시스템으로 신뢰를 쌓은 거성모바일

    사건의 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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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성모바일이라는 업체가 뽐뿌나 뿌앙 등의 휴대폰 구매 커뮤니티에서 패이백 방식으로 타 업체보다 저렴하게 스마트폰을 판매하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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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성모바일은 추후에 네이버 카페를 개설해 카페에 가입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패이백 방식을 통해 스마트폰은 판매해왔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패이백 방식으로 스마트폰은 판매하다가 특정 날짜 이후로는 패이백 방식을 중단했다는 것인데요, 현재 거성은 패이백 판매 방식이 중단되었다 이야기하지만 가입자들은 패이백 을 통한 현금 지급이 되는 것으로 알고 스마트폰을 구입했지만 현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패이백: 정가에 판 후 가입자한테 현금을 주는 방식

    그렇다면 거성모바일이 판매했던 방식인 패이백은 어떤 판매 방식일까요? 다른 판매점하고 비슷한 가격에 휴대폰을 판매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가입자한테 현금을 추가로 입금해주는 방법을 패이백이라 부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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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 A: 스마트폰을 50만원에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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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 B: 스마트폰을 50만원에 판매하고 한 달 후에 가입자들에게 20만원을 현금으로 입금

     

    업체 B는 30만원에 스마트폰을 판매한 셈이 되는데요, 대신 가입자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판매자들이 현금으로 입금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30만원에 팔아도 되는데 양 측이 번거로운 패이백 방식으로 판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패이백 방식은 거성모바일 뿐만 아니라 다른 휴대폰 판매점에서도 종종 쓰는 방식입니다. 양측이 모두 번거로운 패이백 방식으로 판매하는 이유는 단 하나. 단속을 피해 더 저렴하게 판매하려는 것이 이유입니다.

     

    살짝 이상한 소리로 들리지만 우리나라의 휴대폰 판매 정책은 기이한 부분이 있습니다. 통신사가 정한 규정(보통 가이드라인이라 합니다)보다 싸게 팔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대다수의 업체들이 갤럭시 S3를 50만원에 팔 때 특정 업체가 20만원에 판다면 안되지만 대다수의 업체가 갤럭시 S3를 17만원에 판다면 특정 업체가 17만원에 팔아도 아무 문제가 없는 셈입니다.

     

    패이백 방식을 이용하면 이런 기이성을 교묘하게 피해갈 수 있습니다. 모든 서류상에선 다른 업체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가입이 처리되지만 추후에 현금을 추가 입금해줌으로써 최종적으로는 타 업체보다 더 저렴하게 휴대폰을 판매하게 되는 것이죠.

     

    판매자를 무슨 수로 믿냐는 것이 패이백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의 주장인데 현금 입금을 해준다고 약속하면 해줘야지 해당 업체의 신뢰가 생기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패이백 방식으로 휴대폰을 판매할 경우 대부분 입금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었습니다.

     

     

    거성 사건의 문제점: 단속을 피하기 위해 변칙적인 가입 조건이 사건의 핵심

    통신사가 제시한 가격 이하로 휴대폰을 팔 경우 타 업체나 가입자들이 이런 사실을 통신사한테 신고할 수 있습니다. 패이백 방식으로 판다 하더라도 이런 조건으로 판매하겠다는 관련 글만으로도 신고가 가능한데 그래서 거성모바일은 공개된 커뮤니티가 아닌, 폐쇄적인 네이버 카페를 이용했으며 휴대폰 판매 게시글을 올릴 때 추가로 현금 지급을 한다는 패이백에 대한 내용을 암호화시켜 게시글의 올린 것이 문제의 시작입니다.

     

    거성모바일 자체 카페에 올라왔던 휴대폰 판매 페이지의 캡쳐본

     

    위의 스크린샷의 빨간색 글씨를 주목해야 합니다. 내용상으로는 추가 현금 지급이 일체 없다는 패이백 판매 방식을 부정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빨간색 글자 하나 = 1만원의 현금 지급이라는 암호문이고 이 게시글에 따라 휴대폰을 가입하면 나중에 빨간색 글자 수 x 1만원의 현금이 추후에 입금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거성모바일에서 인정한 내용이며 카페 개설 초기에 이런 방식으로 추후 현금 지급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문제는 8월 이후에 판매된 휴대폰들인데요, 거성 측과 가입자 측의 말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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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자 측 주장: 거성이 꾸준하게 저런 암호화 된 패이백 방식의 추후 현금 지급을 약속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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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성 측 주장: 카페 개설 초기엔 저런 방식으로 현금을 지급한 게 맞지만 8월부터 단속이 강화되어서 암호화 된 패이백의 내용이 아닌, 진짜 보조금 지급이 없다는 내용으로 빨간색 강조 글자를 넣었다.

     

    이렇게 빨간색 글자 = 현금 입금의 암호문이라 생각하고 거성을 통해 가입한 스마트폰의 개통 댓수는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진 상황입니다.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이런 식으로 개통된 휴대폰 수가 약 2만대, 피해액이 150억에 달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해당 기간 동안 거성모바일을 통해 개통된 휴대폰의 정확한 수량과 가입자들이 알고 있던 패이백 금액의 정확한 산출이 이루어져야 보다 정확한 피해 규모의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거성모바일 홈페이지는 현재 연결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형적인 휴대폰 판매 시스템이 낳은 비극

    현재 거성과 가입자 집단 모두 관련 증거 수집 및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확한 사실 관계가 필요한 부분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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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이후로 거성은 (그 전까지 이행되었던) 패이백 판매 방식이 바뀌었음을 고지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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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지했다면 암호 형식으로 암암리에 지급했던 사실을 모두 포함해서 판매 방식이 바뀌었음을 고지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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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성의 주장이 맞는다면 다른 휴대폰 판매점과 판매 조건이 동일하다는 뜻인데 가입자들은 에누리나 뽐뿌 등 다른 휴대폰 구입 방법을 택하지 않고 폐쇄적인 네이버 카페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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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자 집단의 주장이 맞는다면 8월 ~ 12월 동안 거성이 패이백을 통한 현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증거(게시글, 덧글, 녹취록 등)가 존재하는가?

     

    정말 두 집단의 법적 공방이 이어질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휴대폰을 싸게 팔면 공정거래 위반이라는 다소 기이한 판매 정책이 낳은 비극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휴대폰 가격 정책은 담합이다?

    이러한 기형적 구조 때문에 패이백이라는 판매 방식이 등장했고 현금 지급에 대한 양측의 견해 차이 때문에 최악의 경우 수백억 원 이상의 오해가 발생할 상황까지 치닫고 있는데요, 거성 사건을 통해 국내 휴대폰 판매 시스템의 이상한 점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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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점은 통신사가 정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휴대폰을 팔아야 하며 이를 어기면 통신사가 판매점을 제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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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사는 정부가 정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휴대폰을 팔아야 하며 이를 어기면 정부가 통신사를 제제할 수 있습니다.

     

    한 줄 결론으로 요약하자면 가급적 싸게 팔지 말라는 건데요, 대한민국은 3개의 통신사가 경쟁하고 있고 그 밑으로 수천 ~ 수만 개의 휴대폰 대리점이 존재하고 있으니 경쟁이 불가피하고 이런 경쟁의 가장 확실한 무기 중 하나가 가격경쟁력인데 일단 정부부터 싸게 팔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으니 묘한 상황입니다.

     

    특히 2013년의 1월은 이러한 묘한 상황이 연출되는 가장 극적인 한 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일어날, 현재까지 일어난 통신업계 상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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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성 사건을 통한 패이백 판매 방식과 온라인 휴대폰 판매에 대한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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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대란으로 인한 통신 3사의 영업 정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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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대란이 올 징조

     

    휴대폰 좀 싸게 팔겠다고, 그리고 좀 저렴하게 구입하겠다는 상식적인 생각 때문에 어쩌면 100억대의 사기사건(혹은 오해사건)이 발생했고 통신 3사는 1월 중 영업 정지가 예고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주력 스마트폰의 가격이 폭락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할 징조가 높습니다.

     

    작년 10월에 출시된 베가 R3.

    출시 두 달만에 최저가 14만원인 것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지만 1월 첫째 주가 되자마자 이 최저가도 반토막났습니다.

    지난 9월에 이은 새로운 스마트폰 가격 대란이 올 징조가 높습니다.

     

    거성 관련 사건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현 상황에서는 거성모바일도 정상적인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까지 되었고 가입자들도 추가 현금 지급을 기대하고 스마트폰을 구입했지만 예상된 현금은 아직도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양 측이 해결해야 할 금액의 차이가 크긴 하지만 모쪼록 양측이 모두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 거성 사건은 안타깝고 어쩔 수 없습니다만 우리는 꽤 높은 가능성으로 올 수 있는 새로운 스마트폰 대란에 대비해야 합니다. 현재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작년 9월의 갤럭시 S3 대란과 유사한 형태의 스마트폰 대란이 올 확률이 높은데요, 오후는 이번 대란과 관련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에누리닷컴 이홍영 기자 (openroad@enu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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