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원 기자 (ZDNet Korea) |
| 2005/01/10 |
‘가격 파괴’라는 말은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소비자에겐 반가운 소리지만 한편으론 경기 침체를 반영하는 증거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그래도 싸면 반가운 게 우리네 심정이 아니던가.
노트북 시장에서도 가격 파괴 바람이 거세다. 얼마 전에 델컴퓨터가 99만 9000원짜리 내놓았을 때만 해도 부가세를 포함한 게 아닌데다, 환율 효과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을 하는 정도였지만 그래도 놀라웠던 게 사실. 이번엔 TG삼보컴퓨터가 부가세를 포함해 99만 9000원짜리를 내놓았다니 이젠 ‘한 장’으로 노트북 구입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게 실감난다.
TG삼보컴퓨터가 발표한 제품은 에버라텍 5500. 사양만 보자면 이 제품 참 궁금하다. 15인치, 그것도 와이드 액정에다 RW 콤보 드라이브, 4in1 메모리 리더까지 갖출 건 다 갖췄다니 말이다. 요즘 홈쇼핑에서도 인기 있는 이 제품을 구입하려고 다이얼을 돌릴 참이라면, 일단 꼼꼼하게 제품부터 살펴보자.
보급형치곤 산뜻한 외모, 사일런트 모드로 소음 잡는다
일단 ‘얼굴’부터 보자. 에버라텍 5500은 검은색에 은회색을 곁들인, 노트북에선 자주 쓰이는 색상을 택했다. 크기는 15인치 와이드 액정이고, 무게는 3kg이니 손에 들면 조금 무겁다는 느낌이 들 듯싶다(용서할 것! 이 제품은 와이드다).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조금 약하겠다 싶지만 전반적으론 깔끔한 처리가 돋보인다.
덮개를 열면 널찍한 키가 한눈에 들어온다. 맨 위에는 전원 버튼 외에 버튼 3개가 눈에 띄는데, 의례 인터넷 단축 버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 이메일과 인터넷 단축 버튼 외에 사일런트 버튼이 있으니까.
이 기능은 쿨러의 소음을 줄여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사일런트 버튼을 누르면 본체 오른쪽 바닥에 있는 쿨러가 동작을 멈춘다. 쿨러 온/오프 상태는 LED로 확인할 수 있다. 사일런트 모드로 들어가면 조용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계속 이 모드를 쓰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사일런트 버튼을 누르면 에버라텍 5500에 쓰인 CPU, 모바일 샘프론의 클록이 700MHz대까지 떨어진다. 이는 모바일 샘프론이 AMD의 저전력 기술을 채택해 가변 클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모바일 샘프론의 최대 클록은 1.6GHz지만 실제로는 프로그램 종류나 시스템 부하 여부에 따라서 366MHz에서 1.6GHz 사이로 클록이 계속 바뀌게 된다.
가변 클록에 대한 의견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분분하지만 사실 모든 작업에서 최대 성능을 발휘한다는 건 커피 마실 때에도 30분씩 기도하겠다는 얘기와 다를 게 없다. 실시간으로 클록이 바뀐다는 점에서 얘깃거리가 될 수는 있으나, 모바일 제품에선 여러모로 가변 클록은 유용한 기술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보통 AMD의 CPU를 썼다면 뜨거울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에버라텍 5500에선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발열이 많은 부품 바로 아래에 쿨러와 통풍구를 뚫어서 시원하게 빼준다. 발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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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보드 윗면에 위치한 단축 버튼. 인터넷과 이메일 외에 사일런트 모드 기능을 지원하는데, 이 기능은 쿨러 동작을 멈추고 클록을 낮춰 소음을 줄여준다. | 본체 오른쪽 밑판에 위치한 통풍구와 쿨러. 발열이 많은 부품 아래에 바로 위치해 발열 걱정은 없어 보인다. |
액정은 15인치 와이드, 최대 해상도 1024×768을 지원한다. 해상도가 아쉽겠지만 크기에 만족하는 게 좋겠다(가격표를 보라). 액정 자체가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화면 밝기는 조금 떨어지며 시야각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터치 패드 옆에는 마우스의 스크롤 휠과 똑같은 역할을 하는 스크롤 패드를 달았다.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문서 작업을 할 때에는 상당히 편한 기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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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치 패드 옆에는 스크롤 패드를 달았다. 마우스의 휠 기능처럼 인터넷 서핑을 할 때 무척 편리하다. | 앞면에 무선 랜 온/오프 스위치와 4in1 메모리 리더를 달아 편의성을 높였다. |
본체 앞면에는 왼쪽에 갖가지 시스템 상태를 알려주는 LED가 자리잡고 있으며, 오른쪽에는 4in1 메모리 리더와 무선 랜 온/오프 스위치가 있다. 메모리 리더는 SD카드와 MMC, 메모리스틱, 메모리스틱 프로의 4가지를 읽어들일 수 있다(올림푸스 카메라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불만은 없을 듯).
본체 옆면을 보면 왼쪽에는 24배속 RW 콤보 드라이브와 56Kbps 모뎀, 10/100BASE-T 랜 포트가 있으며, 반대쪽에는 PCMCIA 슬롯과 사운드 관련 단자, 4핀짜리 IEEE 1394 포트 1개, USB 2.0 포트 3개, S-비디오 단자가 있다. 아래쪽에는 내부 발열을 외부로 내뿜어주는 환기구도 보인다. 그 밖에 뒷면에는 D-SUB 포트와 켄싱턴 락만 단출하게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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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급형이지만 IEEE 1394 포트 1개, USB 2.0 포트 3개, PCMCIA 슬롯 1개, S-비디오 단자 등 갖출 건 다 갖췄다. | 반대편에는 42배속 RW 콤보 드라이브와 56Kbps 모뎀, 10/100BASE-T 랜 포트가 있다. |
배터리 3시간 가량 사용 가능, 가격대비 사양 ‘탁월하다’
다음은 내부 사양. CPU는 저가형에 많이 쓰이는 AMD 계열, 모바일 샘프론 2600+를 달았다. 메모리도 100만 원대 초반 제품과 같은 256MB. 24배속 RW 콤보 드라이브를 곁들인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액정과 하드디스크 용량에선 조금 차이가 있다.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이 12.1인치 가량을 쓰는 데 비해 에버라텍 5500은 15인치에 이르는 널찍한 액정을 갖췄다. 여기에 하드디스크도 큰 차이는 아니지만 30GB보다 많은 40GB를 채택했다.
네트워크 환경은 앞서 소개했듯이 내장, 외장, 모뎀의 3가지를 모두 지원한다. 무선의 경우 IEEE 802.11b/g를 모두 지원해 54Mbps의 빠른 전송 속도로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내부 사양에선 이렇게 몇 가지만 에버라텍 5500이 앞선다고 했지만 비교한 사양이 100만 원대 초반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 제품의 가격대비 사양은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살펴볼 게 더 남았다. 모바일 제품에서 배터리 사용 시간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에버라텍 5500은 6셀짜리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배터리마크 4.0.1 버전으로 테스트해본 결과 이 제품의 연속 사용 시간은 1시간 47분.
그리 길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지만 배터리마크 테스트 결과는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 테스트하는 만큼 실제 사용 시간은 3시간 가량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
| ◆ 배터리마크 4.0.1 테스트 결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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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라텍 5500은 탁월한 가격대비 성능과 확장성을 갖춘 제품이라 할 수 있다. 90만원대에 뭘 살까 고민하는 소비자의 수첩에 노트북까지 끼워 넣을 수 있게 됐다는 것도 다른 걸 떠나 소비자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이 제품이 홈쇼핑 등에서 엄청난 판매를 기록한다는 뉴스도 에버라텍 5500의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과 요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에버라텍 5500은 ‘가격대비 성능’면에서 탁월한 제품이라고 평할 수 있다. 아무튼 이 제품의 가격표, 매력적이다. @
출처: https://www.zdnet.co.kr/review/computer/notebook/0,39024831,39132815,0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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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사용시간이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단점으로 꼽히는 부분이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