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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아이오닉 5 N eN1 컵카, 가볍고 힘쎈 '달리기 괴몰'

    • 매일경제 로고

    • 2024-03-31

    • 조회 : 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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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 버전과 파워트레인 '동일'…230kg 감량해 민첩성 확보
    회생제동으로 제동력↑…화재 피해 최소화 장비 설치

    29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아이오닉 5 N eN1 컵카'가 피트에서 출발하고 있다. /인제=김태환 기자

    [더팩트 | 인제=김태환 기자] 고성능 전기차(EV)의 기준을 제시한 '아이오닉 5 N'이 고성능 EV 레이싱카의 정의를 새로 내렸다. 650마력의 넘치는 힘에 더해 불필요한 내장 부품을 제거하는 경량화로 민첩성을 극대화했고, 6p 브레이크에 회생제동을 활용하며 제동력을 향상시켰다. 화재가 났을 때 선수 탈출 시간을 벌기 위해 화재 피해 최소화 장치도 마련했다.

     

     

     

    29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아이오닉 5 N eN1 컵카와 드리프트 스펙, 아반떼 N 컵카를 동승 시승하고, 양산 버전의 아이오닉 5 N과 아반떼 N을 직접 운전하며 성능을 확인해 봤다.

     

    29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아이오닉 5 드리프트 스펙' 차량이 드리프트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태환 기자

    우선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을 먼저 탑승했다. 해당 차량은 아이오닉 5 고성능 버전을 개발하면서 나온 여러가지 프로토타입 차량 중 하나였다. 원래 폐기 예정이던 차량을 다시 가져와 드리프트 성능을 극대화시킨 버전으로 만든 차량이다.

     

    드리프트 스펙 차량은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의 지원이 녹아 있는 차량이다. 장 사장이 박준우 현대자동차 N 브랜드 매니지먼트 실장(상무)에게 "어떤 N 브랜드 차량을 만들고 싶냐"고 묻자, 박 상무는 스마트폰으로 굉음을 내며 드리프트 하는 차량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한다.

     

    박 상무는 "전기차로 드리프트 스펙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선언했고, 장 사장은 놀란 표정으로 "할 수 있겠어?"라고 한 번만 되물어본 뒤 곧바로 승인해줬다는 후문이다.

     

    29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아이오닉 5 드리프트 스펙' 차량이 드리프트를 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의 파워트레인은 기존 아이오닉 5 N 과 동일하며 드리프트 성능을 극대화하려고 휠타이어와 서스펜션을 개조하고 유압식 사이드브레이크를 장착했다.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특성상 동력 배분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드리프트 스펙은 뒷바퀴와 앞바퀴를 9대 1 비율로 구동하는 방식이었다.

     

    최대 출력 650마력, 최대토크가 770Nm(78.5kgf·m)인 만큼 힘이 차고 넘쳤다. 시속 80km로 가속하고 유압식 사이드브레이크를 올리자 차가 휙 돌기 시작했다. 차를 미끄러뜨린 뒤에는 사이드브레이크를 풀고 가속페달을 밟고, 이내 차는 사이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존 아이오닉 5 N보다 서스펜션이 더욱 단단하다는 느낌을 줬다. 급격한 움직임에도 차량의 휘청임이 조금 덜하다는 인상이었다.

     

    30분가량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드리프트를 체험하자 타이어 마모가 급속도로 일어났다. 사실상 한 번 시연에 타이어를 모두 소진하고 새로 껴야 한다고 인스트럭터(강사)가 설명했다.

     

    29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 전시된 '아이오닉 5 N eN1 컵카' 내부 모습. /김태환 기자

    다음 순번으로는 양산형 아이오닉 5 N, 아반떼 N을 직접 운전해 인제 서킷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오닉 5 N을 먼저 탑승했다. 오전에 비가 내려 노면이 젖은 상태라 첫 바퀴는 천천히, 이후에는 속도를 올려 체험했다.

     

    아이오닉 5 N의 직선 가속 능력은 지금까지 타본 어느 스포츠카보다도 좋았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전투기처럼 날아간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인제 서킷 직선주로에서 맘 놓고 가속페달을 밟자 시속 200km까지 순식간에 가속할 수 있었다.

     

    속도가 빠르지만 제동력도 매우 우수했다. 구동 배분을 사륜으로 할 수 있어 접지력을 쉽게 잃지 않게 만들어주는 데다, 회생제동 기능을 제동에 활용할 수 있어 코너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소 브레이크 포인트를 늦게 잡아도, 차가 알아서 속도를 줄여주는 인상을 받았다. 2톤에 육박한 무게인데도, 워낙 마력과 출력이 높아 무겁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배터리 온도가 계기판에 표기됐는데, 시속 200km로 가속하고 급출발과 급제동을 지속함에도 50도를 넘지 않았다. 다른 고성능 전기차와의 차별성으로 배터리 열 관리 프로그램을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9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주행을 마친 아반떼 N 컵카가 피트로 복귀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이어 탑승한 아반떼 N의 경우 느낌이 또 달랐다. 전륜차량이라 아이오닉 5 N처럼 다소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면 약간의 언더스티어가 나타났다. 스티어링휠을 좀 과격하게 조절하면 아이오닉 5 N보다 훨씬 더 크게 차량이 휘청였다. 조금 더 브레이크 포인트를 앞에 두고 차량을 몰았다.

     

    아이오닉 5 N의 힘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직선 주로에서 아이오닉 5 N이 맘먹고 가속할 때, 아반떼 N은 다소 굼뜨게 따라갔다. 다만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아이오닉 5 N보다 좀 더 재밌는 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엔진회전수(rpm)을 높게 사용하며 코너의 3분의 2 지점에서 다시 가속할 때 차가 치고 나가는 매력이 있었다. 패들시프트를 활용해 변속할 때마다 톱니바퀴가 연결되는 느낌이 좋았다.

     

    양산차 시승을 끝내자 프로 레이서가 운전하는 컵카 시승의 시간이 다가왔다.

     

    아반떼 N 컵카를 먼저 탑승했다. 프로가 직접 시연하는 만큼 속도가 시속 100km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U자 헤어핀도 고속으로 돌고, 헬멧을 쓴 머리는 정신없이 전후좌우로 흔들렸다.

     

    경량화를 위해 많은 부품을 탈거한 만큼 흡음재 하나 없어 바닥에 돌 튀는 소리가 차내로 급격히 유입됐다. 코너가 나오면 약 100m 전부터 감속을 했는데, 프로 레이서는 거의 50m 가까이 접근한 뒤 급격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전륜 차량의 언더스티어를 어떻게 잡을지 궁금했는데, 코너의 연석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일반적으로 연석은 맨들맨들해 잘 미끄러지고, 서킷 노면이 더 마찰력이 높다. 아반떼 N 컵카를 연석으로 올렸다가 내리면서, 순간적으로 마찰력을 확 높여 접지력을 유지하는 방식이었다.

     

    아이오닉 5 N eN1 컵카의 에어 잭 리프트를 활용해 차량을 정비하는 모습. 질소를 주입구로 넣으면, 차 하부에 설치된 리프트 막대가 나와 차량을 스스로 들어 올린다. /김태환 기자

    하이라이트인 아이오닉 5 N eN1 컵카를 마지막으로 탑승했다. 양산차와의 차이점은 △전용사양 레이싱 댐퍼 △전용 바디킷과 리어윙 △18인치 11J 레이스전용 단조 휠 △전용 슬릭 타이어 △6P 레이스 전용 캐릴퍼, 레이싱 패드 △FIA 규격 안전 롤케이지 △측후면 폴리카보네이트 창문 △에어 잭 리프트 등이 장착됐다.

     

    특히 에어 잭 리프트가 매우 신기했는데, 고압 질소를 넣으면 차 하부에 리프트 막대가 나와 차량을 스스로 들어 올렸다. 무엇보다도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를 설치했다. 프론트와 리어 프레임을 강화해 배터리 충격을 최소화하고, 배터리와 바디 사이에 절연을 제공하는 '절연포'를 보강했다.

     

    차량 무게는 1970kg으로 양산형 대비 230kg을 줄였다. 카본을 더욱 많이 활용하면 무게를 더 줄일 수 있지만 가성비를 감안해 이 정도 선에서 타협을 봤다고 N 브랜드 측은 설명했다.

     

    프로 레이서가 피트에서 본 서킷으로 차를 올리자, 같은 파워트레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주행이 시작됐다. 강력한 토크로 급격히 가속하고 속도를 줄이기를 반복했다. 사륜구동을 적극 활용해 접지력을 잃지 않고 정석적인 인앤아웃 주행을 펼쳤다.

     

    '아이오닉 5 N eN1 컵카'가 서킷 주행을 마치고 피트로 복귀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직선 주로에서 시속 230km로 달리다 코너 진입 직전에 속도가 불과 1~2초 만에 시속 100km로 급격히 줄었다. 전륜 6P 브레이크의 제동력에 더해 회생제동까지 보조하면서 어마어마한 제동 성능을 보여줬다. 코너를 돌 때 쪽에 보강한 원기둥에서 '텅텅' 소리가 났다. 급격한 무게 이동으로 힘이 쏠리면서 프레임이 뒤틀리는걸 기둥이 막아주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230kg의 무게를 줄인 만큼 가속 성능이 양산버전보다 더 뛰어났다. 실제 레이스에서 'NGB부스터'를 활용한다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에 직선 주로에서만 부스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세부 규칙도 정해지고, 어길 시 페널티를 주는 등의 요소도 추가되면 좋을 것 같다.

     

    아이오닉 5 N eN1 컵카의 가격은 7700만원부터 시작한다. /김태환 기자

    문득 전기 충전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고성능을 발휘하는 만큼 배터리 소모도 빠르게 느껴졌다. 다행히 인제 스피디움에는 고속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배터리 잔량 15%에서 80%까지 채우는데 약 20분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

     

    N 브랜드는 '20·20·20' 정책을 펼칠 예정이라 한다. 집에서 서킷까지 와서 급속충전을 20분, 서킷 주행 1~2세션을 즐기며 20분, 다시 급속충전 20분 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운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정책이다.

     

    아이오닉 5 N eN1 컵카는 최소 7700만원~1억원 초반대로 가격이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달리기 위한 여러 가지 개조가 들어간 레이싱 차량임을 감안하면 크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650마력을 내면서도 가격이 1억원 이하인 차량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모터스포츠에 도전해 본다면 아이오닉 5 N eN1 컵카 이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 같다.

     

    kimthin@tf.co.kr

     



    김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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