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 약물계 킹콩’으로 불리는 티르제파티드의 체중감량 효과가 3년 이상 지속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음 달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릴 ‘유럽비만회의(ECO)’에서 발표될 티르제파티드 제조사 일라이 릴리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11일 보도한 내용이다.
주 1회 주사제인 티르제파티드는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와 체중감량제 ‘젭바운드’로 시판된다. 오젬픽/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뿐 아니라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자극 폴리펩티드(GIP)’라는 두 가지 호르몬을 모방해 식욕 억제, 인슐린 생산 증가, 인슐린 민감성 증가, 위에서 음식을 비우는 속도 감소로 체중을 감소시킨다..
일라이 릴리 소속 과학자들과 학계 연구자들은 ‘서마운트-1(Surmount-1)’로 알려진 3년간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두 갈래로 분석했다. 첫 번째 분석은 초기 체중 감량 후, 두 번째 분석은 이후 어느 정도 회복되는 체중 감량의 궤적을 추적했다.
서마운트-1은 176주간 세 가지 다른 용량의 티르제파티드를 복용한 약 700명 대상 임상시험이엇다. 약물 복용 직전 모두 비만이거나 과체중으로 당뇨병 전 단계에 이른 사람들이었다.
참가자들은 3가지 패턴 중 하나를 따랐다. 꾸준한 체중 감량, 중간 속도의 체중감량, 급격한 체중 감량이다. 세 그룹은 그 다음 정체기를 겪었는데 초기 체중 감소가 빠를수록 정체현상이 나중에 발생했다. 연구진은 이들 그룹의 최종 평균 체중 감소가 각각 9.2%, 20.2%, 30.8%라고 밝혔다.
세 그룹은 전체 참가자의 3분의 1씩을 나눠 가졌다. 첫 번째 분석을 이끈 이탈리아 파도바대의 루카 부세토 교수(내과)는 “치료 첫 달 동안 관찰된 체중 감량 속도를 토대로 최종 체중 감량 총량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참가자가 연구 기간 동안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량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최저 체중에 도달하기까지 평균 22개월이 걸렸으며, 이 시점에서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시작 체중의 23.1%를 감량한 것으로 나타난 두 번째 분석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약물을 계속 복용했음에도 일부 참가자는 이후 체중이 다시 불어났다. 하지만 연구 종료 시점에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시작 체중의 19.4%를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70%가 최저치를 기록한 후 시작 체중의 5% 미만 정도만 다시 늘어났다고 밝혔다.
논문을 검토한 영국 글래스고대의 나비드 사타르 교수(대사의학)는 다양한 체중 감량 궤적을 발견함으로써 개인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많은 체중 감량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를 제시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영국 앵글리아러스킨대의 사이먼 코크 교수(생리학)는 “비만 관련 동반 질환 치료비용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에 보건기관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장기적 체중감량 유지 효과를 보여준 연구결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