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스트(PC사랑)=임병선 기자] 경쟁형 게임을 즐길 때는 좋은 게이밍 장비를 갖추는 것이 필수다. 그만큼 게임에 특화된 게이밍 기어가 게이머 사이에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중 상향 평준화된 게이밍 키보드는 상대적으로 교체 중요도가 떨어졌었다.
하지만 자석축을 활용한 래피드 트리거 기능이 등장하면서 ‘발로란트’ 같은 FPS 게임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캐릭터가 멈춰있을 때 에임이 더 정확하고 더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이런 게임에서는 키 입력이 즉각적으로 멈추는 기능이 게임 플레이 메타를 크게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로란트 게이머를 중심으로 자석축 게이밍 키보드 시장이 크게 늘었다.
이제 게이밍 키보드에서 또 새로운 변환점이 일어나려 하고 있다. 자석축 스위치의 장점은 모두 갖고 있으면서 더 안정적이고 일관된 성능과 섬세한 조정이 가능한 유도 스위치가 등장한 것이다. 유도 스위치를 탑재한 최초의 게이밍 키보드 ‘에포메이커(Epomaker) Magcore 87’을 통해 그 성능을 알아보자.
풀 알루미늄 하우징
격렬하게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키보드가 심심하면 밀려나서 난처할 때가 많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키보드는 플라스틱 하우징을 주로 사용하는데 가격이 저렴한 대신 무게가 가벼워 이러한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키보드 밀림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에 철판 등을 넣어 무게를 높인 제품도 있지만, 타건감 등 문제가 생기곤 한다.
이런 문제를 잡으려면 알루미늄 하우징을 사용한 키보드를 사용해야 한다. 비록 가격은 플라스틱 하우징을 사용한 키보드보다 비싸지만, 무게가 묵직해 격렬하게 사용해도 키보드가 잘 밀리지 않고 타건감과 타건음도 깔끔하다.
‘에포메이커 Magcore 87’는 풀 알루미늄 하우징을 갖춘 제품이다. 묵직한 만큼 격렬한 게임 플레이 중에도 키보드가 밀리지 않는다. 하판에는 바닥에서 쉽게 밀리지 않도록 고무 패킹까지 있다. 따라서 장패드 같은 곳에 올려두고 사용할 시 억지로 밀지 않는 이상 꿈쩍하지 않는다.
텐키리스 유선 게이밍 키보드
‘에포메이커 Magcore 87’은 88키를 탑재한 텐키리스 레이아웃인 유선 게이밍 키보드다. 기능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컴팩트하고 효율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넘버패드를 제외한 모든 필수 키가 있어 게임 플레이는 물론, 일반적인 타이핑 사용 용도로도 좋다. 여기에 책상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 마우스가 움직이는 반경을 넓힐 수 있다.
무선 연결은 지원하지 않고 오로지 USB Type-C 단자 유선 연결만 지원한다. 이는 유도 스위치의 전력 소모가 커 배터리 사용 시간이 적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초창기 자석축 스위치를 탑재한 게이밍 키보드도 유선만 있었다가 이제는 무선 제품이 많아진 만큼 유도 스위치를 탑재한 게이밍 키보드도 추후 무선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색상과 효과를 조합할 수 있는 RGB 백라이트도 갖췄다. 하우징과 키캡 모두 검은색이라 아쉬운 사람이라도 RGB 백라이트 효과를 통해 나만의 개성 있는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다. 또한, 키보드 자체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어두운 환경에서도 시인성을 높여 게임 몰입도를 높여준다.
유도 스위치 탑재
앞서 말했듯이 ‘에포메이커 Magcore 87’의 가장 큰 특징은 카일 박스 유도 스위치(Kailh Box Inductive Switch)를 탑재했다는 것이다. 유도 스위치는 쉽게 설명한다면 진화된 자석축 스위치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자석축 스위치는 스위치에 자석이 있고 기판에 홀 이펙트 센서를 탑재해 자석이 얼마나 가까이에 왔는지를 파악해 키 입력/해제를 작동하는 방식이다. 특정 위치까지 스위치를 작동해야 하는 일반 기계식 스위치와 비교해 빠른 입력과 해제가 가능해 더 세밀한 조작이 가능했다. 여기에 입력/해제하는 높이를 지정할 수 있어 사용자마다 감도를 설정할 수 있다.
유도 스위치는 더 강력한 성능을 지녔다. 단순히 입력/해제 높이만 설정할 수 있던 자석축 스위치와 달리 입력 높이를 설정하는 것은 물론, 설정된 높이 이상 누른 후 어느 정도 떼었을지 해제(빠른 해제 감도, Quick reset sensitivity)될 것인지와 키를 완전히 떼지 않고 다시 어느 정도 눌렀을 때 입력(빠른 입력 감도, Quick trigger sensitivity)될 것인지를 설정할 수 있다.
즉 키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미세한 컨트롤로 입력/해제를 반복할 수 있다. 자석축은 누를 때만 키가 입력되지만, 유도 스위치는 키가 입력/해제되는 높이를 세세하고 조정할 수 있다. 설정하는 것에 따라 자석축처럼 쓸 수도 있고 일반 기계식 키보드처럼도 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0.01mm 단위 세밀한 설정
입력 높이 설정은 0.10mm부터 3.50mm까지 0.01mm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빠른 해제 감도와 빠른 입력 감도는 0.01mm부터 2.50mm까지 0.01mm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흔히 0.1mm부터 4.0mm까지 0.1mm 단위로 약 40단계로 입력/해제 높이를 설정할 수 있는 자석축 스위치와 비교하면 훨씬 더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는 셈이다. 높이를 낮게 설정하면 세밀하게 조작할 수 있지만, 그만큼 오입력될 수 있다.
입력 높이를 0.75mm로 설정하고 빠른 해제 감도와 빠른 입력 감도도 모두 0.75mm 설정했을 때를 기준으로 입력 방식을 설명해 보겠다. 키를 0.75mm~3.50mm 높이로 눌렀을 때 키가 입력된다. 3mm 높이로 눌렀을 때를 가정한다면 여기서 0.5mm 높이를 떼면 여전히 키가 입력되고 0.75mm 높이를 떼면 해제되고 다시 0.75mm를 누르면 입력된다. 빠른 해제 감도와 빠른 입력 감도 높이를 낮추면 더 빠른 입력/해제가 가능하다.
다양한 게이밍 특화 기능
게임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강력한 게이밍 기능도 탑재됐다. 최대 8000Hz에 달하는 폴링레이트와 32000Hz에 달하는 스캔레이트를 지원한다. 1초에 8,000번 입력을 전달하는 초고속 데이터 전송과 0.125ms 정도에 불과한 지연시간으로 게임 플레이 시 인풋랙을 최소화한다.
또한, 반대 이동 방향키를 동시에 눌렀을 때 나중에 누른 키를 인식하는 SOCD(Simultaneous Opposite Key Detection) 기능도 지원한다. 이를 이용하면 게임에서 더 빠른 방향 전환이 가능하면서 원치 않는 입력을 피할 수 있다.
마치며
‘에포메이커 Magcore 87’은 유도 스위치를 탑재한 풀 알루미늄 하우징 게이밍 키보드다. 자석축 스위치보다 더 진보한 유도 스위치로 더 빠르고 즉각적이면서 세밀하고 정밀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여기에 8000Hz 폴링레이트, 32000Hz 스캔레이트, SOCD 등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중요 기능까지 모두 포함했다. 가격은 199.99달러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타사 하이엔드 게이밍 키보드 가격을 고려하면 가성비도 뛰어난 편이다.
제원
입력키 수: 88키
키캡 재질: PBT 이중사출 키캡
스위치: 카일 박스 유도 스위치(35±10gf, 3.5mm±0.2, 수명 1억회)
장착 구조 : 개스킷 마운트
PCB 두께 : 1.2mm
PCB 소재 : FR4
소음재 : 실리콘 샌드위치 폼, IXPE 스위치 패드, 바닥 EVA 폼
연결 방식: 유선(USB Type-C 분리형)
부가 기능: 윈도우/macOS 호환, SDCD, 안티고스팅
폴링레이트: 8000Hz
스캔레이트: 32000Hz
구성품: 키보드, 매뉴얼, USB Type-C to A 케이블, 키캡 리무버, 여분 스위치 3개, 육각 렌치
색상: 블랙
크기: 357x136x40mm
무게 : 약 1.7kg
A/S 기간: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