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액세서리 브랜드 앤커(Anker)가 미국 시장에 오픈형 무선 이어버드 신제품 ‘사운드코어 C50i(Soundcore C50i)’를 출시했다. 이번 제품은 2024년형 오픈형 클립 이어버드였던 C40i의 뒤를 잇는 후속 격 제품으로, 귀를 막지 않는 개방형 구조는 유지하면서 착용 안정성, 음질 처리, 생활방수 등 핵심 사양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새로 도입된 플렉서블 오픈-링(Flexible Open-Ring) 설계는 귓바퀴를 따라 C자 형태로 감싸는 구조에 메모리 티타늄을 결합해 귀 크기나 모양이 다른 사용자도 장시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 무게도 한쪽당 5.5g으로 줄어 전작 C40i의 5.8g보다 미세하게 가벼워졌다. 귀를 막지 않으면서도 흔들림을 줄인다는 점에서 산책, 러닝, 출퇴근, 사무실 공용으로 쓰기 적합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사운드코어 C50i는 겉보기에는 C40i와 비슷한 클립형 오픈 이어버드지만 내부 사양은 꽤 달라졌다. 우선 12mm 대구경 드라이버를 유지하면서도 저역 튜닝을 다시 해 개방형이어도 베이스가 빈약하다는 지적을 보완했다. 사운드코어 측은 최대 86dB까지 출력을 확보해 야외에서도 목소리나 음악이 잘 들리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블루투스는 6.0으로 올라갔고, 무엇보다 LDAC 코덱을 넣어 고해상도(Hi-Res) 음원을 무선으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LDAC는 최대 990kbps 대역폭을 지원하는 소니 계열 코덱으로, 스트리밍에서 하이파이 음질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는 확실한 차별점이다.
이번 모델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실시간 번역’ 기능 탑재다. C50i는 사운드코어 앱과 연동해 최대 100개 언어까지 실시간 통역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출시 제품에서 이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을 보면, 단순 음악 감상용을 넘어 출장을 자주 가는 소비자나 다국어 고객을 상대하는 현장 종사자를 겨냥한 포지셔닝으로 볼 수 있다. 번역 기능을 오픈형과 결합하면 귀를 막지 않고도 통역 내용을 들으면서 주변 상황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생활 환경 대응력도 좋아졌다. C50i는 방수·방진 IP55 등급을 받아 땀이나 가벼운 빗방울, 먼지가 많은 실외 환경에서도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전작 C40i가 IPX4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단계 강화된 셈이다. 제어 방식은 물리 버튼을 채택해 귀에 걸어 놓은 상태에서도 재생·일시정지·통화 응답을 정확히 누를 수 있도록 했다. 충전은 USB-C 포트를 사용한다. 배터리는 이어버드 단독 최대 7시간, 충전 케이스까지 합치면 최대 28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10분 급속 충전 시 약 2시간 재생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흥미로운 부분은 가격이다. C50i의 미국 공식 판매가는 69.99달러로 책정됐지만, 아마존과 앤커 직영몰에서 아마존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한 런칭가가 55.99달러로 공지돼 있다. 이는 초기 C40i가 119.99달러까지 올라갔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내려온 구조다. 상위 기능을 넣으면서도 더 낮은 가격에 내놓은 것은, 2025년 들어 소니, JBL, 샤오미, 화웨이 계열 브랜드들이 오픈형·링형 이어버드를 대거 내놓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가격을 70달러 안쪽에 고정하면, 운동용 보급형 무선이어폰에서 오픈형을 한 번쯤 써 보려는 사용자까지 흡수할 수 있고, LDAC와 IP55를 명시해 ‘가성비+프리미엄 옵션’이라는 이중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