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말 영국에선 메조소프라노 가수인 줄리엣 포친(Juliette Pochin)의 공연이 열렸다. 줄리엣 포친이 듀엣을 한 상대방은 사람이 아닌 양자컴퓨터다. 세상에서 볼 수 없던 양자비트가 가수의 목소리에 맞춰 어떤 하모니를 만들어냈을까.
공연이 펼쳐
이 공연은 영국 플리머스대학 ICCMR(Interdisciplinary Centre for Computer Music Research) 수석 연구원인 알렉시스 커크(Alexis Kirke)가 기획한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이미 알려진 것처럼 일반 PC나 스마트폰과는 구조 자체가 다르다. PC나 스마트폰은 컴퓨터를 구성하는 비트가 0과 1 상태를 취한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원자와 광자 종류를 취급하는 물리학이나 양자역학 같은 원리를 따른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라는 데이터를 저장한다. 양자비트는 동시에 0과 1 상태를 취할 수 있다. 다시 말해 2큐비트는 00,01,10,11이라는 4개 값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양자비트를 이용하면 기존 모델보다 비약적으로 뛰어난 머신을 만드는 게 가능해진다. 물론 아직은 완벽하게 실현되지 않았지만 프로토타입은 나오고 있다.
양자 세계는 일반 세계와는 전혀 다르다. 큐비트는 볼 수 없고 실제로 상상해볼 수도 없다. 이런 점에서 양자컴퓨터와의 듀엣은 재미있는 시도일 수 있다. 실제 가수와의 듀엣을 통해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소리를 연주한 것이다. 15분간 이뤄진 3악장의 제목은 중첩(Superposition). 그러니까 큐비트가 0과 1의 2가지 상태를 취하는 상태다.
줄리엣 포친의 목소리는 인터넷을 통해 미국 LA에 위치한 ISI(Information Sciences Institute) 내 양자컴퓨터인 디웨이브(D-Wave)로 전송됐다. 가수의 목소리를 받아 디웨이브를 통해 새로운 소리를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 과정을 통해 만든 소리를 다시 영국으로 돌려보내 노트북을 통해 재생, 줄ㄹ피엣 포친의 가성과 겹치게 했다.
이 프로젝트는 디웨이브의 양자 영역에선 모든 상태가 공존하는 중첩 상태를 하나의 화음으로 맵핑한 것이다. 각각의 상태는 다른 코드로 맵핑하고 이 코드를 하나로 통합했다. 중첩 상태에 가장 가까운 세계를 표현하려 한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16년 8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