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영규 기자] 중동 원정에 나선 벤투호가 새해 첫 날 호된 신고식을 치르며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탈환에 나선 길이 결코 쉽지 않은 가시밭길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기성용(뉴캐슬)의 페널티킥이 실축으로 이어지는 등 유효슈팅을 제대로 날리지 못하고 0-0으로 비겼다.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평가전에서 컨디션을 조율한 한국은 7일 필리핀과 C조 첫 경기를 치른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이청용(보훔)과 황인범(대전)을 공격 2선, 황희찬(함부르크)-정우영(알사드)-기성용(뉴캐슬)-이용(전북)을 미드필드진, 김민재(전북)-김영권(광저우)-권경원(톈진)을 스리백 형태로 내세운 3-4-2-1전형으로 경기에 나섰다. 골문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지켰다. 그동안 벤투호가 보여준 4-2-3-1 전형이 아니었다. 조별리그부터 만나는 다양한 상대를 겨냥한 전술 시험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벤투호는 전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 했다. 우선 극동아시아와 판이한 중동 날씨에 컨디션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동 원정 때마다 한국 대표팀이 겪는 고전 원인이다. 또 홍철(수원)과 김진수(전북)가 전력에서 이탈하고 손흥민(토트넘)이 합류하지 않아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전반부터 스피드를 앞세운 사우디에 주도권을 내주며 밀렸다.
전반 12분 황희찬이 돌파에 이은 슛을 했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간 것과 전반 31분 황희찬이 내준 땅볼 크로스를 황의조가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벗어난 것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후반 들어 이청용과 황인범 대신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하며 조금씩 현지에 적응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한국은 후반에 기성용을 전진배치하면서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후반 35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기성용이 상대 골키퍼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기성용의 슈팅이 골문 옆으로 빗나가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 역시 부진한 공격력을 보였지만 사우디 또한 득점에는 실패했다. 한국의 유효슈팅은 '0개'였다. 변형 전술에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그나마 아시안컵에 기대를 갖게 한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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